[영화 리뷰] '다름'의 하모니, <루카>
최근 디즈니 플러스를 구독했다. 여러 OTT 서비스를 구독했었지만, 디즈니나 픽사 영화를 진득하게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모든 작품들을 본 건 아니지만, 개 중에서도 보고 싶었던 작품들은 대부분 보게 되어 기뻤다. 오늘 소개하려는 영화는 그 중에서도 인상깊었던 작품이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루카>이다.

루카
Luca, 2021
개봉 2021.06.17
장르 애니메이션/어드벤처/가족/판타지
국가 미국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95분
바다 밖은 위험해?! 아니, 궁금해!
이탈리아 리비에라의 아름다운 해변 마을,
바다 밖 세상이 궁금하지만, 두렵기도 한 호기심 많은 소년 `루카`
자칭 인간세상 전문가 `알베르토`와 함께 모험을 감행하지만,
물만 닿으면 바다 괴물로 변신하는 비밀 때문에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새로운 친구 `줄리아`와 함께 젤라또와 파스타를 실컷 먹고
스쿠터 여행을 꿈꾸는 여름은 그저 즐겁기만 한데…
과연 이들은 언제까지 비밀을 감출 수 있을까?
(다음 영화 소개글 발췌)

이탈리아 변방 바다에 사는 인어, 루카. 루카의 하루 일과는 아주 단순하다. 집안의 물고기들을 데려가 해초를 먹이고, 집에 돌아오는 것. (양치기 소년이라고 봐도 좋다.) 하나뿐인 아이를 애지중지하는 집안 어른들 때문에, 루카는 매일매일을 별 다를 것 없이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루카는 '인간들'의 물건을 찾아내게 된다!
루카는 어른들에게 인간, 그리고 바다 위 세상에 대해 묻는다. 하지만 들어선 안 될 것이라도 들은 양, 질색을 하며 루카를 억압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 수록, 루카의 호기심은 강해져만 간다. 그러던 어느 날, 물고기를 데리고 나오던 중 본 적 없는 독특한 인어 한 마리를 만나게 된다. 그의 이름은 바로 알베르토.
알베르토는 놀랍게도 뭍에서 사는 인어였다! 그는 육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진 루카를 데리고 가, 육지의 모든 것을 보여주게 된다. (인어들은 뭍에서는 사람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푸르른 나뭇잎, 따스한 햇살, 시원한 공기, 새카만 밤하늘 같은 것들 말이다. 본 적 없는 세상에 한 껏 매료된 루카는, 육지에서 살고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두 사람은 "베스파" 스쿠터를 사기 위해 인근의 마을로 향한다. 그 과정에서 어부 가족, 줄리아와 줄리아의 아빠와 만나며, 스쿠터를 사기 위해 대회에 참여하게 된다. 다른 또래를 만날 일이 없었던 루카, 웃어른의 친절이 낯선 알베르토. 두 사람은 줄리아 가족의 호의로 더더욱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길이 어떻게 순탄하기만 할 수 있을까? 줄리아네 가족이 살던 마을은 인어를 죽이는 것을 숭고하게 생각하는 곳이었다. 인어는 곧 재앙을 불러 일으키는 괴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사실을 알고 루카를 구하러 가게 된다. 루카와 알베르토는 그들을 만나지 않으려 온갖 애를 쓴다.
그렇게 대회를 준비하던 중, 알베르토와 루카는 조금씩 다투게 된다. 가장 친했던 둘이지만, 점점 줄리아와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루카. 그런 루카에게 묘한 서운함과 질투를 느끼는 알베르토. 두 사람의 가치관 문제로 인해 알베르토는 팀에서 나가게 되고, 대회는 오로지 줄리아와 루카, 두 사람의 힘으로 헤쳐나가야 했다. 동시에 '인어 사냥'을 부르짖는 마을의 목소리는 잠점 커져만 간다.

<루카>는 아이들의 세밀한 심리를 잘 파헤쳤다고 생각한다.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알베르토의 내면 묘사였다.
알베르토는 줄곧 혼자서 자라온 아이였다. 그랬기 때문에 첫 친구, 루카에게 깊은 애정과 '동반자'라는 포지션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었다. 인어 마을을 뛰쳐나와, 함께 스쿠터를 타고 이탈리아를 여행할 친구. 가장 친한 친구인 만큼, 모든 것을 함께 하고 싶은 은근한 집착(?)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알베르토는 루카가 당연히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자신을 가장 친한 친구라 생각할 거라 여겼다. 그래서 육지생활에 적응하는 내내, 알베르토의 시선은 많은 시간 루카에게 가 있었다.
하지만 루카는 달랐다. 알베르토보다는 더욱 성숙한 면이 있다고 느껴졌다. 육지에서 찾아낸 관심사에 더욱 집중했고, 새로운 곳을 즐기고 만끽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처음에는 스쿠터를 타고, 알베르토와 함께 이탈리아 야행을 하길 바랐던 루카였다. 하지만 가면 갈 수록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었고, 보다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알베르토와는 사뭇 다른 방향성이다. 루카와 알베르토 간에 갈등이 생기게 된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알베르토와 루카, 둘 중 한 명이 맞다는 건 아니다. 다만 관계에 어리숙한 아이들의 내면이 실감나, 깊게 몰입할 수 있었다. 그 둘이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도 무척 건강하고 모범적이었던지라, 많은 어른들도 공감하고 교훈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들로 인해 화합하는 두 사회, 그리고 그 아이들의 앞날을 빌어주는 어른들의 모습도 무척 따뜻하게 다가왔다. 요즘처럼 분열되고, 편을 나누는 것이 익숙한- 삭막한 시대에 보면 좋을 영화라고 생각했다.
감상평: 가슴이 따뜻해지는 가족 영화, 루카
-픽사답다는 말이 딱 맞다. 영화가 주려고 하는 메세지, 교훈이 좋다. 솔직하게 말해 스토리가 아주 재미있다거나, 감동적인 것은 아니었으나 핵심적은 내용이 마음에 들어 즐겁게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보면서 부모와 자식, 어른과 아이들, 한 사회를 이루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생각해볼 점이 많은 영화다. 가족끼리 보면 딱 좋겠다 싶다.
평점: ☆☆☆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