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맛/식당

[카페 리뷰] 유서깊은 선원들의 쉼터, 양다방

ca12 2022. 2. 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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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영도에서 유명한 다방을 한 곳 소개하려고 합니다. <라이프 온 마스>에 출연해 많은 인기를 얻었던 곳입니다. 바로 영도 깡깡이마을에 위치한 양다방입니다.

양다방은 본래 깡깡이마을의 선원, 조선소 직원들이 시간을 보내던 곳입니다. 양다방이 위치한 깡깡이마을은 부산 수리조선소가 대거 밀집되어 있어, 많은 조선관련 인력들이 드나들던 조선산업의 허브 같은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양다방은 요 몇년 사이에 방송에 출연하기도 하고, 그 역사를 인정받아 영도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기도 했죠.



양다방은 깡깡이마을 입구 로타리 근처에 위치해 있습니다. 길이 복잡하지 않아, 지도를 보면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설 연휴를 맞아 방문한 터라 사람은 저 혼자 뿐이었습니다. 양다방에 들어감과 동시에 사장님께서 반갑다는 말과 함께, 따뜻한 난롯가로 자리를 안내해 주셨습니다.

양다방의 내부는 친근한 소파와 나무탁자, 세월이 느껴지는 여러 사진과 액세서리가 여기저기 즐비해 있습니다. 벽에는 양다방이 출연한 여러 방송매체의 사진들이 많이 붙어있었습니다. 양다방 앞에서 촬영한 사장님의 사진도 보입니다.



천장에 메뉴판이 자리해 있습니다. 양다방에서 가장 유명하면서도 인기가 많은 메뉴가 쌍화차인지라, 쌍화차 한 잔(7,000원)을 주문해 보았습니다.



사장님이 맛보라며 건네어주신 둥굴레차와 과자. 구수하니 맛있습니다.



양다방에 얽힌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쌍화차를 만드시는 과정을 직접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국자처럼 생긴 작은 양은냄비에 쌍화차를 끓이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대추, 견과류 등 쌍화차에 들어가는 재료는 자신이 모두 고급으로 엄선해 준비하신다던 말씀이 기억에 남네요. 이 곳 만큼 쌍화차가 진한 곳이 없다며, 여러 손님들이 호평을 남긴다는 등 쌍화차에 대한 자부심을 한껏 드러내기도 하셨습니다.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 여쭤보니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ㅎㅎ


쌍화차, 7,000원


그렇게 앉아 기다리고 있으면, 주문한 쌍화차가 나옵니다. 짙은 빛깔의 쌍화차 위에 대추와 땅콩, 호두와 같은 견과류들, 계란 노른자가 한 알 동동 띄워져 나옵니다. 따끈따끈하게 끓여져 나와 겨울에 먹기 좋았습니다.



계란 노른자는 생각보다 크지 않아, 함께 내어주신 수저로 쉽게 들어서 먹을 수 있습니다. 먹어보면 비린 맛이 없이, 반숙 계란을 먹듯 고소한 맛이 납니다.



동동 띄워진 땅콩, 호두, 대추같은 고명들을 숟가락으로 퍼 먹는 재미도 있습니다. 쌍화차 자체는 계피, 약재 향이 나면서 무척 달큰합니다. 어지간한 음료들보다도 단 편입니다. 단 것이나 계피향을 싫어하시는 분은 조금 마시기 힘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둘 다 싫어하는 편은 아니라, 개인적으로 맛있게 마셨습니다.



양다방 방문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사장님의 자부심이었습니다. 다방을 홀로 운영하시는 사장님은 최근 드라마 촬영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자신이 만든 쌍화차를 마시면 힘이 난다며, 양다방만의 쌍화차에 큰  애정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먼 곳에서부터 오는 방문객이 많아 설연휴에도 쉬지 않고 양다방을 운영한다고 말씀하기도 하셨습니다. 그 외에도 복이 들어오는 장소라며, 양다방만의 명소에서 직접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셨고요.

개인적으로 맛을 떠나, 이렇게 자신의 일에 애정을 가지신 분을 만나뵐 수 있는 건 큰 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쌍화차나 정겨운 인테리어도 개인적으로 참 좋았고요. 기분 좋게 설 연휴를 보낼 수 있어 기뻤습니다. 영도 깡깡이 마을에 오시게 된다면 한 번쯤 방문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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