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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리뷰] 묻혀있던 영도의 역사, 대평동 깡깡이 마을 박물관 본문

예술문화/전시

[전시 리뷰] 묻혀있던 영도의 역사, 대평동 깡깡이 마을 박물관

ca12 2021. 6. 2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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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용구입니다. 여러분은 깡깡이마을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들어보신 분도 계시고, 아예 처음 들어보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그래도 요즘에는 영도가 핫플이 되면서 나름 유명해진 편이죠.

 

영도는 부산 내에서도 많은 조선소가 모여있습니다. 이중 몸집이 큰 조선소들은 선박의 제작을, 비교적 규모가 작은 조선소들은 배의 수리를 맡았습니다. 배를 수리하는 일은 아주 고되고 힘들었어요. 그 중에서도 힘든 것이 바로 배 표면에 슬은 녹과 조개를 망치로 떼어내는 일이었는데, 망치로 배를 때릴 때마다 '깡깡'소리가 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깡깡이' 마을입니다. 그 후로 깡깡이 마을에서 못고치는 것은 없다고 하여 명성을 떨쳤지요. 지금도 가보면 여러 조선소들이 보입니다. ^^

 

 오늘 소개할 곳은 그런 깡깡이 마을을 소개하는 '깡깡이 마을 박물관'입니다. 온라인 예약 없이 바로 관람할 수 있는 곳입니다.

 

 

 

깡깡이마을박물관

운영시간 평일/주말 10시~18시, 월요일 휴무

입장료 무료

이용문의 051-418-3336

 

 

 

깡깡이마을박물관은 대평동마을회, 깡깡이마을 카페와 건물을 같이합니다. 해당 건물의 2층에 위치하고 있어요. 깡깡이 예술 마을 사업이 진행중이다보니, 마을회의 건물 곳곳에도 예술작품으로 꽉 차있습니다. ^^

 

 

 

여러 화분과 깡깡이 할머니가 관람객을 반겨줍니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 2층으로 가면 깡깡이 마을 박물관입니다. 

 

 

 

입구에서 체온 체크, 손소독, 명부 작성을 하고 나면 박물관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예약 없이도 관람할 수 있다는 크나큰 장점! 인근의 깡깡이안내센터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마을 투어를 신청 할 수도 있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깡깡이마을박물관의 전시는 총 네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역사 이야기

2. 기술자 이야기

3. 작품 이야기

4. 나만의 깡깡이 만들기

 

 

 처음은 역사 이야기입니다. 깡깡이 마을의 어원에 대한 소개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깡깡이예술마을 은 자갈치시장 건너편, 영도대교, 남항대교와 맞닿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버선 형상의 마을입니다. 두 군데의 물양장에는 배들이 가득 들어 차있고 십여 곳에 달하는 수리조선소에서는 선박들의 출입이 여전히 활발하여, 항구에서 발원하고 꽃피운 해양문화수도 부산의 원형 을 확인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 곳은 예부터 조선소 마을로 알려져 왔습니다. 19세기 후반, 우리나라 최초로 발동기를 장착한 배를 만든 ‘다나카 조선소’가 세워졌던 대한민국 근대 조선산업의 발상지 이며, 7~80년대에는 원양어업 붐을 타고 수리조선업의 메카 로 자리잡았습니다.  깡깡이 란 수리조선소에서 배 표면에 녹이 슬어 너덜너덜해진 페인트나 조개껍데기를 망치로 두드려 벗겨낼 때 ‘깡깡’ 소리가 난다 하여 생겨난 말인데, 그 무렵 ‘깡깡이마을’이라는 별칭이 생긴 뒤 지금까지도 그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후로도 선박조선업과 수리조선업으로 명성을 떨쳐 “대평동에선 못 고치는 배가 없다”는 이야기가 아직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현재도 십여 곳의 수리조선소와 200백 여 개에 달하는 공업사와 선박 부품업체가 마을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부산시 발전의 주요 동력분야인 조선산업의 발전사를 고스란히 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깡깡이 예술마을 홈페이지-

 

 

 

인근 지역들의 어원에 대한 소개도 실려 있습니다.

 

 

 

 

대평동의 지형변천사입니다. 상상 이상으로 넓어졌죠?

 

 

 

깡깡이 마을 100년의 역사가 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 구역인 기술자 이야기입니다. 여러 기술자들과 선박 수리에 사용되는 공구, 선박부품들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깡깡이 장인들의 이야기를 사진과 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깡깡이 마을'이라는 명칭을 만들어준 깡깡이 아지매. 그들이 타고 일을 하던 족장입니다. 지금에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일입니다.

 

 

 

아래는 선박 수리와 제작에 쓰이는 여러 제품들입니다. 어느 하나 생소하지 않은 게 없지만, 옆에 쓰인 설명을 보면서 살펴보니 어느정도 납득이 갔습니다. 배를 만든다는 것도 마냥 먼 이야기는 아니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여러 공업사의 작업과 인터뷰 영상을 볼 수 있는 구간입니다. 

 

 

 

세 번째 구역인 작품 이야기 구역입니다. 들어서면 여러 공구와 함께 진열된 작품들이 눈에 띱니다. 부드럽고 폭신한, 또 친근한 이미지 덕분인지 공구들이 낯설게만 다가오지 않습니다.

 

 

 

수리조선과 조선소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세하게 적혀 있습니다. 보는 재미가 있는 대목입니다. 이 부분에서 소개되는 조선소들을 찾으러 다녀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 옆에는 깡깡이 예술마을에 설치된 예술작품들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SOUND FO EARTH>라는 작품입니다. 동그라미를 터치하거나, 사운드카드를 설치하면 여러 대평동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그림입니다.

 

 

 

다시 돌아보니 전시관 내부 곳곳에 조선소와 관련된 용품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세심함에 놀랐어요.

 

 

 

마지막 전시 파트입니다. 나만의 깡깡이 만들기인데요, 깡깡이마을의 캐릭터 '수리'를 만들어 보거나 스탬프를 찍어 나만의 엽서를 만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이 곳의 스탬프는 영도의 1호 인쇄소인 <선일인쇄소>에서 제작된 것이라고 해요. 상징캐릭터인 수리가 심플하면서도 개성있습니다. 귀엽기도 하고요. ㅎㅎ

 

 

 

인상 깊은 방명록.

 

 

 

여러 모습의 수리들.

 

 

 

깡깡이예술마을 조성사업에 대한 설명으로 전시가 마무리됩니다.

 

 

 

즐겁게 보았습니다.

 

 

 


조선업은 한국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산업 중 하나입니다. 여러 중화학공업의 발전을 통해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기적적인 경제발전을 이루었고, 그 중에서도 큰 지분을 차지하던 산업이 조선업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깡깡이마을은 중요한 장소입니다. 영도는 조선업이 지역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쳤으니 더더욱 그렇죠.

 

그런 영도 조선업의 역사, 깡깡이 마을의 현재 위치와 의의에 대해 말해주는 깡깡이 마을 박물관은 아주 고마운 장소입니다. 둘러보시면 알겠지만 전시 내용이 알차고, 세심하게 신경을 쓴 티가 많이 보입니다. 조선업과 영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잘 알 수 있도록 전시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그런 영도 깡깡이마을박물관이 많은 사랑을 받지는 못한다는 점입니다. 몇 번 간 적은 있었지만, 매번 한적한 전시관의 풍경에 아쉬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아마 홍보와 찾아오기 힘든 지리적 문제도 있을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 신경을 쓴다면 흰여울 마을과 함께 많은 관람객이 찾아오는 장소로 탈바꿈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여행이라는 것은 자고로 그 장소에 대해 더욱 잘 알 때 빛을 보는 법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죠. ㅎㅎ 영도 깡깡이마을박물관에 들러 영도의 역사를 공부한 뒤, 영도를 다시 바라보면 비로소 영도가 다시 보이게 되지 않을까요. 저는 그랬거든요.

 

아랫층에 카페도 있고, 인근에 깡깡이마을안내센터(유람선 투어도 할 수 있습니다!)도 있으니 한 번 둘러보셔도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도 깡깡이마을박물관, 영도, 부산 관광지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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