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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문화/공연

[공연 리뷰] 일상을 바꾸는 기발한 아이디어, <정크, 클라운>

ca12 2021. 6. 2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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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용구입니다. 평소에는 영화, 전시 위주로 글을 썼는데 오늘은 공연에 관한 포스팅을 해볼까 합니다. 연극의 이름은 <정크, 클라운>입니다. 막을 내린 지는 꽤 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기회가 되어 예술회관서 영상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공연 소개



사회 속에서 소모되고 있는 당신에게 유쾌한 휴식을 선사합니다

꼭 서로 함께 있기를 바라는 광대들은 끊임없는 놀이와 장난으로 서로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준다. 버려진 드럼통, 자전거 핸들, 깨진 바가지, 찌그러진 냄비와 함께 노는 것은 마치 놀아동산의 미로 탐험처럼 즐겁다. 드넓은 들길의 바람을 가르며 신나게 꿈을 싣고 달리고, 선풍기 날개로 헬기를 만들어 하늘을 날면서 전쟁놀이도 하고 어느덧 물고기가 되어 환상속ㅇ르로 들어간다. 사막에서는 코끼리도 만나고 목도리 도마뱀도 만나고 코브라도 만난다.

아동극 아니냐고? 정크, 클라운은 어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공연이다. 사회생활을 하며, 집에서 육아와 가사를 하며 스스로 소모되고 있다고 느끼다가도 신나게 노는 광대들의 모습을 보면 위로를 받게 된다. 어른이라고 이렇게 놀면 안된다는 법이라도 있는가? 다 내려놓고 신나게 놀아보자!



연극 <정크, 클라운>은 제목 그대로를 보여주었습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쓰레기'를 재창조시킨 연극이죠. 등장인물들은 이름도, 상세한 정보도 하나 없는 일반 사람들입니다. 쓰레기장에서 노는 어린이, 철부지 어른들이려나- 하고 막연히 추측만 해볼 뿐. 심지어 대사도 없어요. (효과음 빼고는!) 하지만 냄비뚜껑, 플라스틱 파이프, 페트병들을 들게 되면 그 어떤 것도 될 수 있죠!


대화 하나 없지만 무얼 표현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바로 전달되어 오는 게 참 대단하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는 그저 '사물'일 뿐인 것들이, 배우분들과 만나니 물고기, 오토바이, 자동차, 비행기가 되는 게... 배우분들의 관찰력에 혀를 내두르게 되더라고요. 입으로 효과음을 내시는데, 그게 꼭 진짜 닭 울음소리라든지 바람소리 같이 들렸습니다. 그냥 움직이는 것 같아도 행동 하나하나가 많은 관찰 아래서 나온 결과물이라는 게 느껴졌다고 할까요. 극의 내용 역시 좋았습니다.

정크 클라운은 배우들이 쓰레기장, 혹은 고물상 안을 이리저리 뛰어놀다가, 갑자기 멈추어서는 것으로 극이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무법지대인 고속도로 위, 총성이 난무하는 하늘, 모든 것을 날려버리는 청소기 앞, 친구 하나 없는 외로운 뱀장어(?)의 터전 바다, 그리고 닭들의 신경전이 벌어지는 마당, 마지막으로 생과 사가 오고 가는 구급차까지 말이죠. 하나같이 친숙한 소재와 장소들인지라 누구나 쉽게 몰입하고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일반 연극은 몇 번 본 적이 있었지만, 마임 연극은 처음 보는 저로서도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가족과 함께 관람하고 왔는데, 가족 역시 그냥 보기 너무 아까운 퀄리티였다며 재미있다는 말을 연발하더라고요. 마냥 넋을 잃고 보게 되다가도, 깔깔 웃음이 나와 1시간동안 부담 없이 즐겁며 보았습니다. 한동안 여운이 진하게 남았어요. 여러분도 기회가 되신다면 <정크, 클라운> 극을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아래 링크에서 <정크, 클라운>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볼 수 있으니, 한 번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qeURBQK_j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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