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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맛뜰리에
[전시 리뷰] 동심 속에서 뛰놀다, 이상수 초대전 'In My Childhood Memory' 본문
안녕하세요, 용구입니다. 최근에 많이 뜸했습니다. 여러 일이 있다보니 블로그에 통 신경을 못쓰다 이제 다시 오게 되었습니다. 블로그를 쉬던 중에도 틈틈히 자료를 모아두어 들려드릴 이야기가 아주 많을 것 같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우리 모두가 어릴 적 간직했던 꿈 하나씩은 있을 겁니다. 저는 어릴 적에 단순히 멋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시인이 되고 싶었는데요, 요즘에는 그런 순수한 동기도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소개할 전시에서 작가는 '어린 시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포스팅 보시며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지신다면 좋겠습니다.
전시 위치는 동삼동에 위치한 영도문화예술회관 선유갤러리입니다 6월 22일부터 7월 7일까지 진행된 전시입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어릴 적 내 꿈은 화가였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그 후 중학교에서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미술시간이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다. 자연스레 고등학교 입시미술을 거쳐 미대에 진학하게 되고 대학원까지 졸업하게 된다.
그런데 공부를 더 할수록 미술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일들이 깊이를 가지게 되면 재미없어지고 직업이 되면 더 재미없어지듯 언제부터인가 나에게 미술은 즐거움이 아닌 스트레스로 다가 오고 있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작품을 선보여야 했고, 생계를 위한 수단이 되어야 했다. 배움을 더 하고 나이를 먹을수록 미술은 나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시간동안 나는 미술이라는 틀 안에서 방황 하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일곱 살 적 내 그림들을 모아둔 앨범을 보게 됐다. 그것들은 분명 내가 그린 그림인데 너무 신선했고 충격적이었다. 어떻게 이런 형태와 구성으로 그림을 그리고 이런 색을 사용했을까 싶었다. 지금의 나는 절대 그렇게 그림을 그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그림 속에는 그 어떤 고민도 망설임도 없었다. 그때 이런 생각에 미치게 됐다. ‘1989년 나는 과연 무슨 생각으로 그림을 그렸을까?’ 나이를 먹은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순수미술 한답시고, 석사학위까지 딴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냥 순수하게 그리고 싶어서 그린 것뿐이었다.
어릴 적 내 그림을 보고 나서 동시에 ‘나는 지금까지 왜 작업을 해왔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그리고 천천히 인정하게 됐다. 지금 나는 그때의 나, 일곱 살이던 때의 나보다 더 순수하게 작업을 할 수 없다고 말이다. 오랫동안 순수미술계에 있으면서 미술세계를 보는 눈은 노련해지고 기술적으로는 숙달되었을지 모르지만 그와 반비례하듯 순수함을 잃어 왔단 걸 깨달았다. 하지만 지금 나는 충분히 순수하게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배워온 일련의 작업방법들로 어릴 때의 순수한 나와, 그 나이 때의 어린이들과 함께 작업을 하는 것이다.
나는 일단 어릴 적 나의 그림들과 어린이들의 그림 안에서 아주 기발한 형태와 색채로 이루어진 소스들을 수집한다. 그리고 그것이 입체가 되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한다. 그것은 마치 작가들이 본격적으로 작업을 하기 전 드로잉을 하는 것과 같은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그림들을 입체화 하는데 그림에는 없는 옆모습과 뒷모습을 상상하며 작업하게 된다. 그것은 작가의 주관적 개입인 것이다. 이후 그 위에 크레파스로 채색을 한다. 보편적으로 크레파스는 훈련되지 않은 어린이들의 손에 가장 먼저 쥐어지는, 최초로 그림을 그리게 되는 미술 재료 중 하나이다. 어린이들이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은 어른들이 그린 그림처럼 선들이 정리 되어 있지 않고 모양이 자유롭다. 입체물 위에 크레파스로 채색을 하게 되면 익숙치 않은 손놀림으로 의도치 않은 선들이 그려지게 되는데 그로 인해 어린이들의 순수한 손놀림이 입체 작업물 위에 재현된다.
피카소는 미술이 가진 순수함의 근원을 아프리카 원시미술에서 찾으려 했다. 그렇듯 나는 미술의 순수함을 어린이들의 그림에서 찾으려 한다. 앞으로 나의 작업은 계속해서 어린이들의 그림과 함께 할 것이다. 그 형태는 사람일 수도 있고 동물일수도 있으며 알 수 없는 형태일 수도 있다. 그것은 아마도 지금 예상하고 계획할 수 없는 신선한 무엇인가일 것이다.
-작가노트-
이 날은 마침 공연이 있는 날이었던지라, 선유갤러리 앞에 공연을 기다리며 전시를 감상하려는 가족관객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전시의 이름과 참 잘 어울리는 모습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수 작가의 작품들의 모티브는 자기 자신의 어릴적 그림, 그리고 여러 어린이들의 그림입니다. 아이들 특유의 자유로운 발상과 색채를 입체화 한 뒤, 그 위를 크레파스로 다시 한 번 칠합니다.
이 뒤로는 입체조형 작품들이 이어집니다.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를 패러디한 작품인 듯 했습니다. 팸플릿 표지에 나와있어서인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ㅎㅎ
아이들의 그림에서 자주 보이는 모습이죠. 분명 옆면일텐데도 정면처럼 눈코입이 한 면에 다 들어있는... 마치 이집트 벽화같기도 합니다.ㅎㅎ 이런 세심한 묘사가 참 좋다고 생각했어요.
작품들 중에서도 단연 인기가 좋던 녀석입니다. 여러 가족들이 이 앞에서 사진을 찍고싶어 하셔서, 기다리며 다른 작품들을 다시 보고 있었더랬죠. 귀여운 반달가슴곰입니다.
팸플릿 주인공을 마지막으로 보고 나왔습니다.
실은 다른 날에도 한 번 더 보러 왔었습니다. 그래도 첫날만한 임팩트는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작가분이 자신의 어린날을 회고하며 만든 작품들을 여러 어린이와 가족들이 보며 즐기는 모습은, 제게는 꽤나 인상깊은 광경이었기 때문입니다. 작품의 발상 자체도 무척 독특했던지라 많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작가분의 전시를 다음에도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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