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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리뷰] 대파가 수북히 올라간 깔끔한 라멘, 후지라멘

ca12 2021. 7. 1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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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용구입니다. 최근에는 비에 후덥지근한 기온이 이어져, 마치 만두찜통 같은 나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비만 와도 고된데 걷기만 해도 땀이 나더군요. 여름은 어찌 이리 빨리 지치게 되는지...^^;

오늘 소개해드릴 식당은 바로 중앙동의 후지 라멘입니다. 유명한 식당인지라
아시는 분도 많이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중앙동 40계단 거리입니다. 비가 오고, 퇴근 시간대를 살짝 비껴나간지라 사람이 많이 없었습니다. 길이 넓직하여 걷기 좋은 동네입니다.


후지 라멘은 겐짱 카레로 유명한 중앙동 뒷골목에 위치히고 있습니다. 어쩐 일인지 영업을 하지 않는 가게가 많은 날이었습니다. 토,일요일도 아닌데 말이죠.


내부에는 다찌 석과 3개의 4인용 테이블이 있습니다. 건물 대들보와 선반마다 일본주 병, 마네키네코와 같은 일본풍 인테리어가 빈틈없이 놓여져 있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벽에는 아기자기한 중앙동 지도가 달려 있었습니다.

이날따라 그런건지 사람이 없더군요. 날씨를 보면 하긴.. 싶었습니다.


컵은 식탁 위에 세팅된 도자기 컵을 사용합니다. 하나같이 소박하지만 매력있는 디자인들입니다. 물은 시원한 보리차였네요. 더운 여름날에 딱인 것 같습니다.


제법 다양한 메뉴들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가성비가 좋아보이는 세트 메뉴와 챠항.

돈까스 라멘도 끌렸지만, 오늘은 처음이니 기본 라멘을 먹어봐야겠다 싶어서 후지라멘+미니차슈덮밥을 주문했습니다. 한 10분쯤 기다리니 라멘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주문한 후지 라멘입니다. 수북히 쌓인 파가 특징적입니다. 사진으로는 그리 안 보이는데, 그릇도 깊어 양이 아주 많습니다.


파, 숙주,면이 층으로 구분 될 정도로 넉넉한 양입니다. 수북한 숙주 밑에 면이 깔려 있었습니다. 면은 적당히 익어 있었고, 꼬들하다기 보다는 쫄깃한 느낌이 강한 면입니다.


국물은 아주 진합니다. 맑게 우려낸 돼지 국물(돈코츠)인데, 보기에는 맑아도 먹다보면 돼지 특유의 기름기가 느껴집니다. 국물 자체가 깔끔하기도 하고, 진한 간장향과 파 때문인지 냄새는 아예 나지 않았습니다. 간은 조금 짭조롬하나 지나치지는 않습니다.

라멘 위에 올려진 파는 맵다거나, 과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서 신기했습니다. 보통은 과하다 느껴질 양일텐데 말입니다.

차슈는 두꺼운 고기로 한 점이 올라가 있습니다. 기름기가 적은 살코기 부분을 푹 삶아 잘라져 있는데, 사람에 따라 퍽퍽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신기한 것이 계란이나 멘마 같은 다른 고명이 없어도 큰 부족함이나 허전함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미니차슈덮밥입니다. 차슈덮밥이라고 하면 보통 양념에 조린 차슈가 바로 올라간 것을 떠올리는데, 후지 라멘의 차슈 덮밥은 독특한 비주얼로 인상이 깊었습니다.

라멘에 들어간 것과 같은 차슈를 잘게 자른 것과 베니쇼가(붉은 생강 절임), 채썬 양파와 대파, 그리고 새콤한 양념이 뿌려져 있습니다. (간장보다는 식초?의 맛이 강하게 나더군요.)

이 역시 대파가 튀지 않고 상큼하게 제 역할을 다해 맛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기름진 라멘과의 조합이 아주 좋더군요.



중앙동 후지 라멘은 이전에도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서야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백탕이라고 부르는 뽀얀 돈코츠 라멘을 주로 먹었기에, 맑은 돈코츠 라멘에 대한 묘한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익숙치 않았기 때문에 더 그랬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후지 라멘은 기름진 국물과 상큼한 대파의 조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많이 올린 게 아니라, 정말 잘 어울리는 조합이었습니다. 다른 집과 차별화된 새콤달콤한 차슈 덮밥도 참 맛있었습니다.

다음에 또 중앙동에 들르게 되면, 그 때에는 돈까스 라멘을 먹어볼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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